기체나 액체상태의 원자나 분자는 냉각되어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을 만한 에너지를 가지지 못하면 이들 각각의 위치가 거의 고정되어 고체상태가 된다. 고체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들 구성 물질들이 서로 가까운 거리에 붙잡혀 있을 정도로 끄는 힘이 있어야 하는 데 모든 원소나 분자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 힘은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 유형에 따라 고체로 형성되는 냉각온도는 차이가 있다. 고체가 형성되는 과정, 고체의 물리적인 성질 등을 다루는 학문을 고체물리학(solid state physics)이라고 하는 데, 이는 고체와 액체를 포괄하는 응집물리학(condensed matter physics)의 한 분야로서 현대물리학의 주요한 분야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고체는 X선이나 주사투과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등으로 그 구조를 살펴보면 결정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들은 서서히 냉각됨에 따라 큰 규모의 질서가 나타나면서 각 성분들이 규칙적인 배치를 하는 것이다. 비록 거시적으로는 결정이 아닌 듯한 고체도 대부분 미세구조는 결정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결정은 물리적 성질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며, 반도체 등 현대 기술문명의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고체, 나아가서 결정이 되는 이유는 원자들이 결합해서 분자가 되는 것과 동일한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 데 이들이 분자에서 더욱 결합해서 하나의 거대분자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이온결합에 의한 분자나 공유결합에 의한 분자가 있는 것처럼 이들 각각의 힘에 의한 고체가 있다. 따라서 고체는 그들이 결합구조를 하게 되는 힘의 근원을 살펴보고, 이로부터 고체의 성질을 알아본다.
원자나 분자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분자결합' 단원에서 알아본 것처럼 크게 이온결합, 공유결합, 금속결합, 판데르발스 결합, 수소결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주로 한 종류의 힘이 월등히 커서 이것으로 고체가 형성되는 것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여러 종류의 힘이 혼재되어 있다.
이온결합에 의한 고체의 형성_ 25개의 + 이온, 25 개의 − 이온의 입자가 용기 속에 들어 있다. 입자들은 +나 −끼리는 척력, +−는 인력이 작용되고 있다. 이들은 열원과 접촉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온도를 내리면 액체를 거쳐서 고체상태를 하게 된다. 고체상태가 될 때 각각 서로 반대부호의 입자들이 가까이 있으려고 하는 경향 때문에 정사각형의 결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1족과 7족의 원자는 각각 전자를 하나 잃어버리거나 얻어서 +1가와 -1가의 이온이 되어 이들끼리 분자를 이루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서 소금(NaCl; 염화나트륨)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둘이 하나의 분자를 이루는 것 보다 같은 수로 크게 뭉치는 것이 에너지의 관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거의 언제나 고체를 이루게 된다.
오른편 프로그램은 이온결합으로 결정을 이루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붉은 입자는 + 이온이고, 푸른 입자는 - 이온이어서 서로는 인력이 작용하고 같은 종류끼리는 척력이 작용한다. 처음 주어진 조건에서는 대체로 +와 -가 부분적으로는 쌍을 이루지만 거의 마음대로 움직이는 기체상태이다. 그러나 서서히 온도를 내려주면 적절하게 배치되어 낮은 에너지 상태로 안정을 찾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고체로서 결정화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조건으로 형성되는 결정은 +와 -가 규칙적으로 맞물린 구조를 하게 되어 정사각형이 된다. 만일 3차원 공간이었다면 정육면체의 각 모서리에 교대로 배치되는 결정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결합에 의한 고체
분자의 '공유결합' 단원에서 살펴본 비금속끼리의 공유결합으로 분자가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큰 덩어리를 형성해서 고체가 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가 4족의 탄소로 된 다이아몬드나 흑연이다. 탄소는 외곽에 4개의 전자가 공유결합에 관계하여 주변에 4개의 탄소와 결합하게 된다. 만일 이들 4개의 전자가 공간적으로 균등하게 공유결합 팔을 내게 되어 결정이 되면 매우 강하게 결합해서 다이아몬드가 된다. 다이아몬드 결합은 탄소와 같이 순수한 구성으로 된 경우뿐만 아니라 3족과 5족 등 상보적인 두 종류의 원자가 결합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금속결합에 의한 고체
원자가전자(valence electron; 바깥전자)가 공유결합에 관여해서 고체를 형성할 때 그 전자가 인접한 두 원자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체의 전 원자에 대등하게 공유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이 전자는 마치 고체 내부를 마음대로 떠돌 수 있어서 전도성이 매우 커지는 도체를 형성하게 되는 데 이러한 고체를 금속이라 한다.
금속에서 전체에 공유되면서 각 원자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자를 자유전자, 혹은 공유전자라 하는 데 각 원자당 1 개 ~ 2 개가 기여된다. 이들 자유전자는 금속내부를 마치 용기 속의 기체분자처럼 일종의 전자기체와 같이 행동한다. 이에 대한 통계법칙을 '자유전자 기체'에서 다루었다.
자유전자는 비록 금속내부를 거의 마음대로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자유"롭지는 않다. 그렇다면 금속의 저항이 0 이 되겠지만 실제로 금속에는 불순물이나 격자결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자가 이러한 결함과 상호작용해서 에너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에너지를 잃는 정도는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즉 평균자유거리(mean free path)나 각 충돌사이의 시간, 즉 평균충돌시간(mean collision time)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해서는 '옴의 법칙'에서 다루었다.
판데르발스 결합에 의한 고체의 형성_ 50개의 동일한 입자가 용기 속에 들어 있다. 입자들은 서로 판데르발스 힘을 받고 있으며 주어진 온도를 유지한다. 'temperature'의 슬라이더로 온도를 1 ~ 100 사이로 변경할 수 있다. 이때 온도는 입자들의 평균에너지로서 임의의 단위로 나타내었다. 처음 나타나는 상태는 기체와 가까우나 온도를 내려주면 액체상태를 거쳐서 고체상태를 하게 된다.
앞서 '실제 기체'와 '물질의 상태변화' 단원에서 판데르발스 힘과 이 힘에 의해 액체나 고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다루었다. '판데르발스 힘'은 일시적이나 영구적으로 가지는 전기쌍극자모멘트에 의해 생기는 힘으로 비록 짧은 거리에서 미약하게 나타나지만 모든 원자나 분자가 공통적으로 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불활성 원자는 공유결합이나 이온결합으로 분자를 이루지 못하지만 온도가 극단적으로 낮아지면 이 판데르발스 힘에 의해 결정을 이루게 된다. 판데르발스 힘은 보편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비록 다른 결합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체도 적은 비율이나마 판데르발스 힘의 기여를 가지게 된다.
옆 그림의 입자는 오직 판데르발스 힘만을 가지고 있다. 그림에서의 입자의 색채는 단지 식별을 위한 것으로 모든 입자는 동일하며 판데르발스 힘도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 이 힘은 먼 거리에서는 힘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거의 자유입자처럼 행동한다. 따라서 밀도가 낮거나 온도가 높으면 이상기체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서로 겹치지 않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는 약간의 인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온도가 낮아지면 인력이 작용하는 적절한 거리에서 서로 결합해서 고체가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에서의 입자는 서로의 힘이 대등하기 때문에 결정을 이루는 형태가 그림처럼 전체적으로는 한 입자 주변에 6개의 입자가 있는 배치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소결합에 의한 고체
수소결합은 판데르발스 결합의 한 형태로서 수소가 포함된 분자끼리 작용하는 힘으로 나타난다. 분자를 이루는 수소는 유일하게 가진 전자를 다른 원자와의 공유결합으로 제공해서 원자핵, 즉 양성자를 노출시키고 있다. 전자구름을 벗어버리고 알몸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 양성자는 주변의 다른 분자의 전자밀도가 높은 부분과 1/r2의 힘으로 끌릴 수 있게 되어 비록 강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먼 거리까지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분자들의 집합은 온도가 낮아지면 분자끼리의 결합력을 이길 수 있는 충분한 운동에너지가 없어서 액체나 고체로 있게 된다.
수소결합으로 고체를 이루는 대표적인 예가 얼음이다. 물분자의 두 수소는 하나의 산소에 전자를 제공하게 되는 데 선형을 하지 않고 104.5° 기울어져 있다. '전자의 분포와 결합' 단원의 '물의 결합' 그림을 보면 수소가 존재하는 반대방향으로 전자가 뿔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전자가 큰 확률밀도로 존재하는 영역과 인접한 분자의 수소가 이끌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