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는 전기적으로 + 와 - 전하의 핵과 전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전체적으로 이들 양이 서로 비겨서 중성을 띠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자는 + 와 - 전하의 배치가 대칭적이지 못하여 쌍극자모멘트(dipole moment)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분자를 극성분자라고 한다. 반면에 산소 분자나 질소 분자처럼 대칭적인 전하의 분포때문에 쌍극자모멘트가 없는 것을 비극성 분자라 하는 데 이 경우에도 전기장의 존재 등 주변 여건에 의해 일시적이나마 극성을 가질 수 있다.
분자가 일시적으로나 영구적으로 쌍극자모멘트를 가질 때 주변에 전기장을 형성시킨다. 이 전기장은 다시 주변의 분자를 분극시키고, 이에 따라 두 분자는 서로 인력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인력을 판데르발스 힘(van der Waals force)이라 하는 데 보통 원자가 결합하여 분자를 이루는 결합력에 비하여 훨씬 미약하다.
거리에 따른 판데르발스 힘의 크기를 어림해 보자. 우선 균일하지 못한 전기장의 분포에서 x 방향으로 놓인 쌍극자모멘트 p가 받는 힘은 Fx=pdEdx 이다.
한편 쌍극자모멘트가 만드는 전기장은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리고 이 전기장은 주변 분자를 분극시켜서 전기장의 세기에 비례하는 쌍극자모멘트를 만들게 된다(p∝E). 따라서 앞의 힘의 크기 관계는 다음과 같고, 힘이 작용하는 방향은 언제나 인력이 된다. Fx∝1x3ddx(1x3)∝−1x7 이 힘에 대한 퍼텐셜에너지 함수는 거리 1/x6 형태가 되어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급격하게 그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 한편 앞에서 설명한 강체 구의 효과는 가까운 거리에서 급격하게 커지는 반발력이 있게 된다. 따라서 판데르발스 힘에 의한 인력과 강체 구의 척력을 함께 반영한 퍼텐셜로 다음과 같은 형태를 도입할 수 있다. U(r)=U0[(r0r)12−2(r0r)6] 여기서 r0는 퍼텐셜이 최소가 되는 거리이고 이 지점에서의 퍼텐셜 값은 −U0이다.
앞에서 분자끼리의 판데르발스 힘에 의한 인력과 전자의 겹침에 의한 척력은 각각 1/r6과 1/r12의 퍼텐셜로 나타내었는 데 이를 르나드-존스 퍼텐셜(Lennard-Jones potential)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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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르발스 힘에 의한 두 입자의 운동_ '운동/정지' 버튼을 눌러 운동을 시작시키면 두 입자 사이에는 먼 거리에서는 판데르발스 힘에 의한 인력이, 가까운 거리에서는 전자의 겹침에 의한 척력이 작용하여 이에 따른 운동을 하게 된다. 오른쪽 아래의 두 슬라이더를 움직여서 르나드-존스 퍼텐셜의 두 계수 U0와 r0를 변경시킬 수 있다. 입자는 약간의 저항이 있어 점차 속력이 줄어들도록 하였다. 따라서 오랫동안 그대로 두면 둘 사이는 r0의 거리를 유지한 안정된 상태가 된다.
분자끼리의 퍼텐셜은 일반적으로 양자역학으로 계산해야 하고, 또한 간단한 구조의 분자끼리에 대해서는 엄밀한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의 르나드-존스 퍼텐셜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인력과 척력을 다 나타내면서도 비교적 정확하여 널리 쓰인다.
판데르발스 힘이 극성이나 비극성 등 분자의 종류에 상관없이 나타나므로 이 힘은 보편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르나드-존스 퍼텐셜은 보통의 모든 분자가 서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단지 두 분자 각각의 종류에 따라 r0, U0의 값이 달라지는 정도이다. 물의 경우 r0=0.3165555nm이고 U0=2.6006784kJ/mol이다.
르나드-존스 퍼텐셜은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이나 몬테칼로 시늉내기(Monte Carlo simulation)등 다체계의 계산에 널리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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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나드-존스 퍼텐셜_ 두 분자 사이의 퍼텐셜에너지를 묘사하는 르나드-존스 퍼텐셜의 그래프이다. 화면 아래의 두 슬라이더를 통해서 U0와 r0를 변경할 수 있다.
판데르발스 힘과 판데르발스 방정식
앞에서의 판데르발스 방정식은 실제의 기체에 대한 정성적인 고찰을 통해서 이상기체의 상태방정식을 수정하여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판데르발스 힘은 판데르발스 방정식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즉 분자끼리의 판데르발스 인력과 분자의 유한한 크기가 반영된 르나드-존스 퍼텐셜로부터 통계역학의 기법을 동원하면 분자의 밀도가 크지 않고 비교적 고온인 경우에 대해 상태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이때 르나드-존스 퍼텐셜의 두 계수 U0, r0와 판데르발스 방정식의 a, b는 다음과 같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 a=N2AU0(2π3r30)b=NA(2π3r30) 여기서 NA는 아보가드로 수이다.
[질문1] 르나드-존스 퍼텐셜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U(r)=4U0[(σr)12−(σr)6] 이것이 본문의 표현과 동일한 것을 보이고, σ와 r0의 관계를 정하라. 이 표현에서의 σ는 두 분자간의 퍼텐셜이 0이 되는 곳으로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거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 판데르발스 반경(van der Waals radius)은 각 분자의 딱딱함이 느껴지는 반경으로 두 분자의 판데르발스 반경을 합하면 σ가 될 것이다.
[질문2] 르나드-존스 퍼텐셜에서 퍼텐셜이 가장 깊은 곳이 r=r0가 되고, 이곳에서의 깊이가 U0가 되는 것을 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