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의 분자운동


통계역학

매우 많은 물체의 전체적인 거동을 통계로 다룬다.

기체를 구성하는 분자 수는 매우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를 힘과 운동의 법칙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 물체가 서로 연관된 문제, 즉 3체 문제의 일반적인 해법은 없다는 것을 프랑스의 수학자이면서 물리학자인 푸앵카레(Poincare)가 증명하였지만 그래도 컴퓨터라면 아주 빠르게 풀어낼 수 있다. 그러나 기체를 구성하는 1023개 정도가 개입된 문제는 미래에 나올 수 있는 어떤 고성능 컴퓨터라도 이 운동을 해석해내는 데는 우주의 나이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개체가 모여서 집단적인 성격이 나타나는 것을 다루는 방법을 수학에서 통계학이라 한다. 이 통계의 원리를 열역학의 계에 도입하여 여러 가지 거시적인 물리량의 행동을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때에는 오히려 계에 포함된 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명쾌한 결과를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역학적인 계에 통계적인 기법을 가미하여 이 집단적인 성질이 입자 개별적인 성질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알아내는 물리학의 영역을 통계역학이라 한다.

19세기 후반부에 형성된 통계역학은 그 이전의 열역학의 모호함을 거의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열역학은 나름대로 잘 짜여 있긴 하지만 거의 현상론, 즉 경험법칙이었기 때문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통계학의 발달은 뒤이은 양자역학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가미되어 양자통계로 발전하였고, 다체문제의 수송현상 등 20세기의 물리학에서의 혁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


_ 양자통계_ 수송현상_ 양자역학

통계역학의 원리

특정한 거시상태로 있을 확률은 이에 해당하는 미시상태들의 수에 비례한다.

많은 입자로 이루어진 계의 온도, 부피, 압력 등 여러 가지 열역학적인 물리량들이 주어져 있다고 하자. 이 거시적인 물리량에 대응되는 미시적인 상태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상태수(Ω)는 계의 입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0, 1의 에너지 값을 가질 수 있는 입자 10개가 모여서 평균에너지 0.5를 가지고 있다고 했을 때 이에 해당하는 상태의 수는 252개이나 100개가 모여 있을 때에는 1029정도 된다.

만일에 미시적인 상태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없다면 각각의 미시적인 상태에 있을 확률을 모두 동등하다고 가정하여 거시적인 두 상태에 해당하는 상대적인 확률은 이에 해당하는 미시상태의 수에 비례하다고 보는 것이 통계역학의 기본 발상이다.

Probability  Number of State = Ω

열역학에서의 특정한 한 상태에 대한 상대적인 확률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에 해당하는 모든 미시상태를 나열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상태는 매우 많으므로 이를 하나하나 직접 열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에 대해 통계적인 처리를 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다. 이 모든 미시상태의 집합을 앙상블(ensemble)이라 한다. 또한 상태수, 즉 이 앙상블의 수 Ω에 로그를 취한 것이 열역학에서의 엔트로피(entropy)와 대응된다. 즉

SklnΩ
계가 특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고전역학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즉 고전역학에서 한 입자는 연속적인 에너지 값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론의 발상을 도입한다면 상태라는 개념이나, 상태수를 계산하는 문제가 명쾌해진다. 따라서 통계역학은 20세기 초반에 성립한 양자역학과 결합하여 양자통계라는 새로운 학문으로 발전하게 된다.

고전역학의 원리로 상태수를 계산하는 데 있어 뒷받침이 되는 여러 이론들을 통계역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볼츠만이 세울 수 있었다. 즉 볼츠만 방정식, 에르고드 가설, H-정리 등이 그가 알아낸 것들이다.

고전역학적인 상태수는 그에 해당하는 입자계의 위치와 운동량으로 이루어진 위상공간에서의 체적에 비례한다고 가정한다. 이 가정은 나중에 양자역학과도 부합되는 것이 드러나게 되었다.


_ 양자통계_ 양자역학_ 운동량_ 입자계_ 볼츠만

볼츠만 인자

어떤 온도로 유지되는 계에서 특정한 상태로 있을 확률은 볼츠만 인자에 비례한다.

하나의 입자로 이루어진 계가 있다고 하자. 이 입자는 여러 상태에 있을 수 있다. 양자역학으로 생각하면 띄엄띄엄한 양자상태가 있을 수 있고, 고전역학이라도 위상공간을 조그마한 영역으로 나누어 상태를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각각의 상태에 있을 확률은 모두 동등할 것이다.

이 한 입자로 이루어진 계에 대해서는 통계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통계적인 방법은 많은 수로 이루어진 계에 있어서 그들의 평균값 등 거시적인 양들을 구하는 데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너지보존법칙은 언제든지 성립해야 하므로 한 입자가 가지는 다른 에너지의 여러 상태는 실제로 동등하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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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저장체와 입자계_온도T열저장체 R 계와 열적으로 접합하고 있는 S 계의 한 상태가 εi에너지 준위에 있을 확률은 R 계가 Eεi의 에너지를 가지는 상태수의 크기에 비례하여 결국 볼츠만 인자 eεikT에 결국 비례하게 된다.

이 한 입자의 계(S 계)에 대한 통계적인 처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설정해보자. 즉, 이 계가 아주 큰 계(R 계)와 에너지를 주고받는다고 하자. 이 큰 계는 일정한 온도(T)를 유지할 수 있어 열저장체(heat reservoir)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S 계의 각 상태의 확률은 이제 R 계에 의존하게 된다.

S 계와 R 계의 총 에너지 E0=Es+ER은 언제나 일정해야 한다. 따라서 S 계가 특정한 에너지 εi의 값을 가지는 확률은 바로 R 계가 E0εi의 에너지를 갖는 확률에 의존하게 된다.

열저장체R 계의 크기가 매우 크다고 할 때 E0εi, E0εj의 에너지를 가질 확률의 비는 쉽게 계산되고 이 비가 바로 S 계가 εi, εj의 상태에 있을 확률의 비가 된다.

온도 T열저장체와 열적 평형을 이루고 있는 S 계가 εi인 한 상태에 있을 확률은 다음의 볼츠만 인자(Boltzmann factor)에 비례한다.

P(εi)=Cexp(εikT)
C는 공통의 상수로서 전체 상태에 있을 확률이 1이 되는 조건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

한편 위에서는 일정한 온도열저장체와 열적 접합을 하고 있는 S 계를 논의를 단순하게 하기 위해 한 입자로 이루어진 계로 하였다. 그러나 이 S 계가 비록 많은 입자로 되어 있어 이것 나름대로 열적인 계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라도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때에도 S 계의 특정한 한 상태, 즉 미시적인 한 상태로 있을 확률이 위의 볼츠만 인자에 비례하게 된다. 따라서 S 계의 거시적인 한 상태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거시상태에 대응하는 앙상블의 수인 총 상태수, 즉 미시상태수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에 이상기체에 대해 이러한 계산을 하는 예를 보인다.


_ 에너지 준위_ 양자역학

온도, 엔트로피, 볼츠만 인자

비로소 온도가 명확하게 정의된다.

열저장체에 접합된 S 계가 한 상태에 있을 확률이 볼츠만 인자에 비례한다는 앞에서의 논의에 대해 보다 정교하게 검증해 보자. 이 과정에서 온도가 엔트로피로부터 자연스럽게 정의되고 이것이 앞서 기체 분자의 운동에너지의 평균값으로 관계지은 것보다 더 근본적인 정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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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저장체에 접합된 두 계_온도T열저장체에 열적으로 접합하고 있는 두 계가 각각 서로 다른 특정상태에 놓여 있다.

S 계가 에너지 εiεj를 가질 확률은 전적으로 R 계가 E0εiE0εj를 가지는 상태수에 비례한다. 즉,

P(εi)P(εj)=Ω(E0εi)Ω(E0εj)
열저장체의 상태수는 매우 커서 보통의 대수적인 함수로 취급하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상태수에 로그를 취한 엔트로피로 다시 표현하자.
P(εi)P(εj)=exp[SR(E0εi)k]exp[SR(E0εj)k]=exp[1k{SR(E0εi)SR(E0εj)}]
엔트로피 표현 속의 εiεj에 비해서 E가 월등히 크므로 테일러 전개를 할 수 있다.
SR(E0ε)=SR(E0)ε(SRE)+...

이제 다음과 같이 열저장체온도를 정의하자.

1T(SRE)
따라서
P(εi)P(εj)=exp[1kT(εiεj)]=exp(εikT)exp(εjkT)
이것으로 볼츠만 인자의 의미를 검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앞에서 이상기체의 법칙에서나 예전에 물, 수은 등을 이용한 측정절차를 통해 정할 수 있었던 온도가 여기서의 온도의 정의와 일치하는지를 검증할 필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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