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이하면서 파동함수를 시간과 공간의 함수로 변수분리하여 퍼텐셜이 다른 몇몇 경우에 대한 해를 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수분리의 절차로 편미분방정식을 풀이하는 것은 수학의 한 기법이기는 하지만 이는 단순한 절차 이상으로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와 관련되어 있다. 양자역학적인 계의 에너지는 파동함수의 시간 의존성으로 정해지므로 시간에 의존하는 방정식이 계의 에너지를 결정한다. 달리 말해서 계의 에너지가 정해지면 파동함수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 지가 결정된다. 정상상태의 해를 구하면서 그 전제조건으로 정해지게 된 에너지 값이 이제 시간에 대해 변화되어 갈 파동함수의 시간의존성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 정상상태의 해는 슈뢰딩거 방정식의 하나의 특수해에 불과하다. 각각의 특수해가 조합되어도 방정식의 해가 될 수 있어서 계의 상태는 이렇게 조합된 상태로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슈뢰딩거 방정식의 일반해는 정상상태의 풀이에서 나타난 모든 특수해들을 적절하게 선형결합해서 표현해야 한다. 이때 특수해 각각은 나름대로의 에너지 고윳값을 가지고 있고 이 값에 따라 시간적으로 변하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중첩된 파동함수는 아주 복잡한 행동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 슈뢰딩거 방정식의 고유함수의 집합이 $\{\psi_1(x), \psi_2(x), \cdots, \psi_n(x), \cdots\}$이고 이들의 고유에너지가 $\{E_1, E_2, \cdots, E_n, \cdots \}$이라고 하자. 이제 일반해는 다음과 같이 특수해의 중첩으로 표현된다. \[ \begin{equation} \label{eq1} \Psi(x, t) = \sum_n A_n \psi_n (x) e^{-i \frac{E_n}{\hbar} t} \end{equation} \] 여기서 $A_n$은 임의의 복소수이다. 시간 $t=0$에서의 상태는 \[ \Psi(x, 0) = \sum A_n \psi_n (x) \] 이다. 일반적으로 집합 $\{\psi_n(x)\}$이 서로 직교한 완전계를 이루므로 $\Psi(x,0)$는 $x$ 공간에서 임의의 복소함수일 수 있다. 때문에 특정 시간에 주어질 수 있는 양자상태는 임의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원래의 슈뢰딩거 방정식이 가지는 경계조건은 충족하는 함수이어야 한다) 이는 양자상태가 제멋대로 놓여 있지 못할 것이라는 우리의 상식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마치 고전론에서 어떤 시간에 입자가 분포할 수 있는 상태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과 비슷하게 양자론에서도 제한이 없다. 이제 시간이 흘러가게 되면 고전역학에서 입자끼리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입자의 행동이 결정되는 것처럼 양자역학에서도 마찬가지로 계의 역학적 성질로부터 정해진 특정한 양식에 따라 변화되어 간다. \eqref{eq1} 식은 이렇게 변해가는 파동함수의 행동을 규정하게 된다.
'물질파의 운동' 단원에서 1차원과 2차원의 상자에 갇힌 물질파의 행동을 프로그램을 통해서 살펴보았다(소단원 '1차원 상자에 갇힌 물질파' 및 '2차원 상자에 갇힌 물질파' 참조). 이때에는 물질파의 행동을 지배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도입하지 않고, 물질파 가설과 파동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을 이용하였다. 한편, '양자파동의 운동' 단원에서는 물질파의 슈뢰딩거 방정식에 입각해서 다루었지만 이때에는 전적으로 수치해석 기법을 방정식의 풀이에 이용하였다.
이제 슈뢰딩거 방정식에 근거를 두기는 하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정상상태의 해를 이용해서 상자 속의 물질파의 행동을 분석한다. 아래 프로그램에서는 해석적으로 구한 상자 속 입자의 정상상태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파동묶음을 만들고, 이의 각각의 성분이 고유에너지 값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하되는 양상을 다양하게 보인다.
3차원 상자에 갇힌 파동묶음의 운동_ 정육면체에 갇힌 가우스 형 파동묶음의 시간에 따른 운동을 보여준다. 파동묶음의 형태는 아래 슬라이더들로 변경할 수 있으며, 파동함수의 입체적인 분포형태를 등고면과 이 면에 입혀진 색채로 나타낸다.
프로그램 설명
1. 시간 $t=0$에 주어진 파동함수는 원점에 그 중심이 있는 가우스 형의 파동묶음으로 이를 상자의 고유상태가 중첩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임의의 함수를 완전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한대의 기저함수가 필요하지만 컴퓨터로는 유한한 수를 다룰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저함수를 양자수가 높지 않으면서 $A$ 값이 상대적으로 큰 값의 것으로 제한한다. 이렇게 도입한 기저함수의 수는 대체로 100 ~ 1000 정도로 화면 아래에 '# of using basis'로 나타내었다. 이 잘라내기(cutoff) 효과 때문에 파동묶음은 이상적인 가우스 함수에서 약간 벗어나 있을 수 있다.
2. 표시된 모든 단위는 $2m=1, \hbar=1$의 단위계로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슈뢰딩거 방정식의 수치해석에서의 단위계'에서 설명하고 있다.
3. 붉은색, 녹색, 파란색이 각각 $x, y, z$ 축 $+$ 방향을 가리키고, 원점은 상자의 중앙에 있다.
4. 상자의 크기는 2×2×2 이고, 시간은 0.001 간격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10 speed'을 선택하면 시간은 이보다 10 배 빨리 진행한다. 시간의 진행을 거꾸로 보낼 때에는 'forward'를 해제하면 된다.
5. 파동묶음의 중심좌표는 $x$축에 있으며 $x$축에서의 위치는 'x0' 슬라이더로, 중심 파벡터는 $(k_x, k_y, k_z)$는 'kx', 'ky', 'kz'의 세 슬라이더로 변경할 수 있다. 또 위치불확정도 $(\Delta x, \Delta y, \Delta z)$는 모두 같은 값으로 'Δ' 슬라이더로 변경할 수 있다. 파동묶음의 중심이 원점에 있으므로 원점에 대한 대칭형으로 설정된다.
6. 보이는 영역에 대하여 같은 격자간격으로 51×51×51의 점(복셀, voxel)에 대해 파동함수를 계산한다.
7. 여러 색채로 나타나는 곡면은 파동함수의 크기가 일정한 지역을 추출하여 연결한 등고면(isosurface)이다..
8. 등고면의 표면색채는 파동함수의 편각(기움각, argument)을 HSV 색모형으로 대응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