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다룬 단일슬릿 회절이나 원형구멍 회절 등의 상황은 창에 빛이 평면파로 비추어지고, 또한 회절무늬가 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점에 생기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의 회절은 프라운호퍼 회절으로 '파동의 회절'에서 다룬 것처럼 비교적 회절공식이 비교적 단순하다. 특히 빛의 경우에는 보통의 실험조건에서 파장이나 창의 규모가 광원에서 창이나 창에서 스크린까지의 거리에 비해서 매우 작으므로 거의 프라운호퍼의 회절 상황으로 취급할 수 있다.
그러나 한쪽이 완전히 개방된 경우처럼 구멍의 크기가 매우 커지거나 창이 광원이나 스크린에 가까워지면 스크린에 이르는 각각의 경로에 대해 광경로를 일일이 반영해야 한다. 이처럼 보다 일반적인 회절을 프레넬 회절이라 한다. 따라서 이 경우는 프레넬-키르히호프 회절식의 원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경사인자, 즉 진행하는 빛이 꺾어지는 방향에 의존하는 항과 광경로차에 의해 달라지는 진폭 등의 영향을 무시한다면 다음과 같이 바교적 간단하게 표현된다. ΨP=C∫windoweik(r′+r)dA.
여기서 r′은 광원에서 창까지, r은 창에서 스크린까지의 거리로서 r′+r은 창의 특정한 점에 대한 전체 광경로가 된다. 따라서 적분은 창의 모든 점에 대해 광경로가 만드는 위상 인자의 총합이 된다.
광원과 스크린의 한 점 사이에 창을 설치하되 창의 모양을 동심원의 띠 형태로 하여 서로 보강간섭을 하는 빛만 통과시키게 한 것을 구역판(zone plate, 윤대판, 원형띠판)이라고 한다.
다음 그림처럼 광원(S)와 한 점(P) 사이에 창이 놓여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S와 P를 연결한 선이 창의 면과 만나는 점을 O로 하고, 이를 기점으로 하여 빛이 경유하는 거리 r′+r이 λ/2만큼 증가할 때마다 한 번씩 건너뛰면서 개방시키면 열린 부분들은 각기 파장의 정수 배의 경로차이를 가져서 P점에 도달하는 빛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graphic
구역판의 구성_ 광원 S와 스크린의 한 점 P사이에 구역판을 설치한 모습이다. 창의 회색 영역은 빛을 차단하고 있으며 열린 구간은 빛을 통과시킨다. 열린구간과 막힌 구간은 순차적으로 광경로 r′+r이 λ/2씩 차이나게 주어져 있어 열린 구간들은 모두 보강간섭을 한다. 그림에서 직선 SP를 축으로 하여 회전시키면 창의 모양은 O를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 형태의 띠를 이루게 되어 구역판이 된다.
원점으로부터 R 떨어진 지점을 통과하는 빛의 광경로는 r′+r=√h′2+R2+√h2+R2≈h′+h+12R2(1h′+1h)
이다. 여기서 1L=1h′+1h
라 하자. 그리고 R1=√λL,R2=√2λL,R3=√3λL,...,Rn=√nλL
등의 수열로 하여 0∼R1의 범위는 열고, R1∼R2의 범위는 막고, R2∼R3는 열고 하여 교대로 막고 열면 다음 그림과 같이 구역판이 완성된다.
graph
구역판_ 원형의 띠가 교대로 막혀있는 프레넬의 구역판으로 좌우의 두 구역판은 거의 동일한 기능을 한다. 아래의 '파장' 슬라이더를 움직이면 띠의 크기가 변한다. 이는 동일한 초점거리, 즉 L을 일정하게 하는 구역판을 나타내는 데 이 경우 R1은 √λ에 비례한다. 그림에서 교대로 되어 있는 막힌 부분과 열린 부분의 띠는 모두 일정한 면적을 갖고 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구역판은 바깥으로 나갈수록 띠의 폭이 줄어든다. 그러나 띠의 면적은 모두 πλL로 일정한 값을 가진다. 따라서 각 띠의 빛의 밝기에 대한 기여는 거의 동일하다.
이러한 구역판은 프레넬의 구역판이라고도 하는 데 실제로 이를 발명한 사람은 레일리 경으로 알려져 있다.
구역판은 띠의 반경이 순차적으로 √n의 수열로 이루어져 있기만 하면 되어 이의 특성은 R1=√λL으로 규정된다. 구역판은 P점에 거의 모든 빛을 모우므로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때의 초점거리가 바로 L이다. 따라서 중심띠의 경계를 이루는 원의 반경 R1에 대한 초점거리는 L=R21λ
이다.
구역판은 초점거리가 파장에 반비례하여 색수차가 매우 큰 렌즈가 된다. 만일 파장이 일정하다면 빛이나 음파, 입자살 등 파동을 집속하는 데 아주 효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