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네마틱 액정(TN 액정, twisted nematic LC)은 네마틱 액정이기는 하지만 모든 구성 분자가 한쪽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층간에 방향이 조금씩 틀어져 있다. 콜레스테릭 액정과 닮았긴 하지만 이것이 자연 상태에서 꼬인 것과 달리 외부에서 강제적으로 비틀어 준 결과이다. 예를 들어 액정을 담는 유리판의 앞뒤 면을 서로 수직되게 미세한 선을 그어주면 그 선을 따라서 배열하려는 성질 때문에 유리와 접촉하는 앞뒤 층의 분자 배열을 최대 90°까지 비틀 수 있다. 그리고 중간층 들은 인접한 층의 방향과 나란해지려 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꼬여서 나선형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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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네마틱 액정_꼬인 네마틱 액정은 보통의 네마틱 액정과 달리 배치된 면을 따라서 조금씩 분자의 방향이 비틀려 있다. 그림에서는 맨 왼쪽 층의 분자는 위쪽(x 방향)을 향하나 오른쪽(z 방향)으로 가면서 점진적으로 회전하여 맨 오른쪽 층의 분자는 앞쪽(y 방향)을 향하고 있다. 한편 '전기장인가' 버튼을 누르면 액정에 오른쪽으로 전기장이 걸린다. 이 경우에는 액정 내부의 분자는 걸리는 전기장에 나란한 방향으로 배열해서 편광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이때 앞뒤 가장자리 분자는 접촉하는 유리면을 긁어서 만든 미세한 선의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전기장이 걸리더라도 방향이 잘 변하지 않는다. 이 인위적인 선이 전기장이 없을 때 분자의 배열을 점진적으로 꼬여서 편광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위 그림에서처럼 왼쪽에서 수직으로 선편광 된 빛이 입사하면 액정의 분자의 방향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서 점차 편광이 회전하게 된다. 이는 뒤에서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대로 분자의 방향이 점진적으로 변하면 편광방향이 분자의 방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일종의 광활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그림처럼 양단의 분자 방향이 서로 수직이라면 입사한 선편광은 90° 회전한다.
그러나 꼬인 네마틱 액정의 앞뒤 면에 전압을 걸면 그 방향은 전기장의 방향으로 배열되기 때문에 편광면이 회전하는 특성이 없어진다. 이때 앞뒤 유리면의 분자는 유리 표면의 선을 따라서 배열된 채로 있을 수 있으나 유리면과 떨어진 분자는 전기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전기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 액정의 앞뒤 면에 서로 수직한 편광판을 설치하면 빛이 잘 통과할 것이나 내부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빛이 차단될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광변조기나 LCD를 만들게 된다.
액정은 방향자가 광축인 복굴절 물질이다.
보통의 액정은 막대 모양을 하고 있어 이들 방향의 공간 배치가 액정의 광학특성을 지배한다. 이 방향으로의 단위벡터 ˆn을 방향자(director)라 한다. 막대는 극성이 없으므로 −ˆn도 ˆn와 동등하다.
액정이 빛의 전기장에 의해 분극되는 정도가 막대의 방향과 이에 수직인 방향에 대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전율과 굴절률에서 방향에 따른 차이가 있고, 막대 방향이 광축이 되는 단축성 복굴절 물질이 된다. 보통의 액정은 막대 방향, 즉 방향자 ˆn으로의 분극이 잘 일어난다. 따라서 이 방향으로의 전기감수율이 커서 굴절률도 크므로 단축성 양성이 된다. 즉, no≤ne (nf=no, ns=ne)이다.
액정은 이 복굴절 성질로 인한 위상지연판으로서의 역할을 주로 하게 된다. 액정이 모두 한 방향을 하고 있는 보통의 네마틱 액정에서 그 방향자가 x축으로 놓여있고 두께가 d라면 이의 위상지연값은 Γ=2πλ0(ne−no)d=βd 으로 두께에 비례한다. 비례계수 β는 단위두께에 대한 위상지연값으로 액정의 주요한 광특성이 된다.
꼬인 액정을 편광축이 그대로 따라간다.
꼬인 액정의 방향자가 z축을 따라서 회전한 각 θ는 일정해서
θ(z)=αz
으로 놓을 수 있다. 여기서 α는 꼬인 정도를 나타내는 상수로 단위길이에 대한 회전각이다. 이제 이러한 액정이 두께 d로 놓여 있을 때 이에 대한 존스 행렬을 계산하자.
액정의 내부는 분자의 방향(방향자)이 계속 돌아가 있으므로 이를 아주 얇은 단위액정판으로 나누고 이들 각각의 존스 행렬을 곱해서 전체의 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 즉, d의 두께를 N개로 나누면 각각의 두께는 ε=dN가 된다. 그리고 m(=1,2,⋯,N) 번째 단위액정판의 분자가 꼬인 각은
ψm=αεm
이다. 따라서 이의 존스 행렬은 Tm=R(−ψm)TεR(ψm) 으로 Tε는 ε의 얇은 단위액정 분자의 방향이 꼬이지 않고 x축으로 향하고 있을 때의 존스 행렬이다. 이들이 순차적으로 꼬부라져 있는 N 개가 겹쳐진 전체의 존스 행렬은 T=TNTN−1⋯T1=R(−ψN)TεR(ψN)R(−ψN−1)TεR(ψN−1)⋯R(−ψ1)TεR(ψ1)
회전행렬의 성질 R(ψ1)R(ψ2)=R(ψ1+ψ2)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T=R(−ψN)[TεR(Δψ)]N 여기서 Δψ=ψ1=αε는 인접한 판 사이의 회전각의 차이이다. 앞서 액정의 특성으로 도입한 단위두께당 위상지연 β로 두께가 ε인 액정판의 존스 행렬을 나타내면 Tε=[exp(iβε2)00exp(−iβε2)] 이다. 이제 (1)에서 N 거듭제곱으로 계산되어야 할 행렬은 다음과 같다. TεR(Δψ)=[exp(iβε2)00exp(−iβε2)][cosαεsinαε−sinαεcosαε]
보통의 경우 α≪β가 만족되므로 위 식에서 마지막 행렬은 단위행렬로 근사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체의 존스 행렬은 T≈R(−ψ)[exp(iΓ2)00exp(−iΓ2)] 이다. 여기서 Γ=βd는 액정이 전혀 꼬여있지 않는 경우의 위상지연값이므로 (3) 식의 맨 오른쪽의 행렬은 이에 대한 존스 행렬이다. 또한 ψ=ψN=αd는 두께 d까지 꼬인 각이다. 따라서 α≪β인 조건으로 꼬인 액정의 총체적인 효과는 입사하는 편광상태가 Γ의 평범한 위상지연판을 통과한 후 다시 ψ 만큼 회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반시계방향으로 ψ 만큼 회전한다. 이러한 액정에 x축이나 y축으로 선편광된 빛이 입사한다면 Γ의 위상지연판으로는 편광상태가 변하지 않으므로 선편광이 꼬이는 것은 액정이 꼬인 각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처럼 된다. 이러한 상황은 일종의 도파관(wave guide)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x축이나 y축에서 벗어난 선편광은 타원편광으로 바뀌게 되어 따라가는 특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90° 이상 심하게 꼬인 네마틱 액정 - STN LC
액정 양쪽 경계면의 미세한 선으로 방향자를 꼬이게 하는 것은 최대 90°이기 때문에 액정에 나선성 불순물(chiral dopant)을 넣어서 이 이상 꼬이게 한 것을 STN 액정(super twisted nematic LC)이라 한다. 주로 아래 그림처럼 270°나 360°로 꼬여서 그만큼 편광면을 회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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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 액정_ STN(super twisted nematic) 액정은 앞의 꼬인 네마틱 액정과 달리 90° 이상 꼬인 것이다. 이는 액정에 나선성 불순물을 첨가한 것으로 DSTN(dual scan super twisted nematic)으로 변형된 것이 LCD로 쓰였으나 지금은 이보다 액정레이저 등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 그림은 방향자가 270° 회전하고 있어 거의 그만큼 편광면을 회전시킨다. 전기장을 인가하면 오른쪽으로 향하는 전기장이 내부에 형성되어 이를 따라서 방향자가 배열한다. 실제로는 그림과 달리 가장자리 유리면과의 경계조건 때문에 가장자리에서 내부로 들어가면서 방향자가 점진적으로 전기장을 따라가게 되어 복잡한 형태를 이루게 된다.
보다 정교한 관계식
심하게 꼬여 있거나 하는 이유로 액정이 α≪β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따라서 T에 대해 근사식이 아닌 엄밀하게 관계식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다시 앞서 (2)식을 체비세프 항등식(Chebyshev's identity)을 이용해서 N회 거듭 제곱하고 그 결과를 N→∞의 극한을 취하면, T=[cosψ−sinψsinψcosψ][cosX+iΓ2sinXXψsinXX−ψsinXXcosX−iΓ2sinXX] 여기서 X=√ψ2+Γ24 으로 액정에서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액정을 따라 빛이 들어갈 때 방향자를 기본 좌표축으로 삼는다면 (4) 식의 맨 오른쪽 행렬이 액정의 실질적인 행렬이 될 것이다. 이처럼 방향자를 새로운 x 축으로 삼는 표현이 간결해서 액정에서의 편광을 이해하는 데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질문1] 액정 MBBA는 25°C에서 508.6 nm의 빛에 대해 no=1.563, ne=1.802이다. 이 빛에 대한 단위두께당 위상지연값 β는 얼마인가? 이 액정을 10μm 두께로, 꼬인 각을 90°로 하였다면 αβ는 얼마인가?
[질문2] α≪β인 액정의 방향자에 수직으로 선편광된 빛이 진입하면 액정이 점차 꼬여가는 과정에서 편광상태가 어떻게 변하겠는가?
[질문3] α≪β인 액정의 방향자에 45° 기울어진 선편광된 빛이 진입하면 액정이 점차 꼬여가는 과정에서 편광상태가 어떻게 변화겠는가? 질문 1의 액정판인 경우에 적용시켜서 이를 통과한 빛의 편광상태를 존스 벡터로 나타내어라.
[질문4] (4) 식을 검증하라. 이 계산에서 2×2 행렬의 N 제곱에 대한 체비세프 항등식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아울러 이 결과로부터 근사식인 (3) 식이 성립하는 것을 보여라. 이래야 (3) 식을 엄밀하게 증명하는 것이 된다.
[질문5] (4)의 T가 유니타리 행렬, 즉 T†T=1임을 보여라. 따라서 존스 행렬의 성질에 따라 액정에서 광량이 유지되며, 서로 직교하는 두 편광상태는 액정을 통과해도 직교성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