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자설과 물질파 가설은 빛이나 물질 모두 파동과 입자의 두 가지 성질을 같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파동과 입자는 서로 상반된 측면이 많아서 결코 공유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빛의 경우 간섭이나 회절 등, 파동으로서의 행동과 광전효과나 콤프턴 산란 등 입자로서의 행동을 어떻게 서로 양립시킬 수 있을까? 또한 전자나 당구공 같은 입자의 경우에도 이 두 성질에 따른 행동을 어떤 방법으로 양립시킬 수 있을까?
빛이 파동으로 행동하는 것을 먼저 알았기 때문에 입자의 속성이 있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반대로 광전효과나 콤프턴 산란이 먼저 관측되었다면 빛이 간섭이나 회절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당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당구공 같은 입자 두 개가 만나서 송두리째 사라지거나 네 개로 나타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입자가 파동으로서 행동하는 것은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빛의 이중슬릿에 의한 간섭(영의 간섭)을 생각해 보자. 이를 입자로 해석하기를 시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에 슬릿에 비추어지는 빛, 즉 광자를 매우 희박하게 하여 서로 다른 광자가 간섭하는 가능성을 배제시킨다면 간섭의 현상이 일어나지 않지 않을까? 광원에서 스크린까지의 거리를 30cm로 한다면 광자가 그 사이를 통과하는 데 $10^{-9}$ 초의 시간이 걸린다. 비추어주는 빛의 세기를 $10^{-10}$W보다 약하게 하여 매초 광자가 $10^9$개 보다 적게 한다면 광원과 스크린 사이에는 언제나 한 개 미만의 광자만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시간이든 광자는 두 슬릿중에서 단 하나의 슬릿을 통과하게 되어 슬릿이 두 개라는 데 대한 영향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빛이 아무리 약하더라도 간섭무늬는 그대로 나타나고 따라서 입자로서 간섭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실패한다. 이를 보어는 상보성 원리(principle of complementarity)로 설명하였다. 보어는 파동으로서의 성질이나 입자로서의 성질이 동일한 실체에 대한 상호보완적인 모습으로 본질적인 것
으로 받아들였다. 파동의 성질에 대한 실험을 한다면 전적으로 파동으로의 행동을 하게 되고, 입자로서의 실험을 한다면 역시 입자로서만의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 두 실험은 서로 독립적이어야 하며 만일에 두 성질이 같이 나타나는 실험을 한다면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드브로이가 물질파를 제창한 후 곧이어 전자가 파동적인 성질을 가진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전자가 이중슬릿에서 간섭을 한다는 사실은 빛의 경우에 비하여도 더욱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한 전자는 결코 반쪽으로나 둘로 나누어지는 것이 발견되지 않는, 즉 더 이상의 세부 구조를 가지지 않는 기본입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두 슬릿중에서 분명히 한 슬릿만을 통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 프로그램은 입자가 두 개의 슬릿 사이를 통과하여 오른쪽의 스크린에 도달할 때 그 위치에서의 입자의 수가 계속 누적되어 그래프를 그리도록 한 것이다. 이는 파동으로서의 빛을 이용한 이중슬릿 간섭실험과 유사한 장치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용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스크린에 두 개의 피크가 형성되기는 하지만 간섭의 상황과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중슬릿과 입자_ 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의 수평방향으로 같은 종류의 입자들이 계속 쇄도하고 있다. 이들 입자는 흰색으로 표현한 슬릿을 통과하기도 하고 더러는 부딪혀서 되튀어나가기도 한다. 오른쪽의 스크린에 도달하면 그 위치가 기록되어 막대 그래프를 그려준다. 그래프는 항상 최댓값이 일정한 높이가 되도록 하고 있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면 각 슬릿을 반영하는 두 개의 비교적 매끄러운 봉우리가 형성된다. 화면 아래 왼쪽의 슬라이더를 이동시켜서 슬릿의 폭을 변경시킬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운용해보면 입자가 어떤 슬릿을 통과하는지 관측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입자는 오직 한 슬릿만을 통과하기 때문에 두 개의 슬릿으로 되어 있는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다. 실제로 입자가 어떤 경로를 따라가는지를 알기 위하여 빛을 반사시켜서 입자를 보게 된다면 어떤 슬릿을 통과하는지는 파악 되겠지만 빛의 충돌로 입자의 운동량은 교란되어 버린다. (불확정성원리 참조) 따라서 간섭은 사라지고 위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것 처럼 단지 각각의 슬릿 모양을 그대로 반영하는 두 개의 피크만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만일 입자의 위치를 관찰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어디로 입자가 통과하는지는 결코 알아낼 수 없게 되어 각 슬릿을 통과하는 가능성이 서로 간섭하게 된다. 이제 스크린에는 여러 개의 피크가 거의 같은 간격으로 나타나는 영의 간섭처럼 입자가 도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