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유전체에서 빛의 전파"에서 다루었던 복굴절 물질에서 빛의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보자. 복굴절 물질에서는 빛의 파면이 파벡터 를 따라 진행하지만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은 이 방향과 다를 수 있다. 이를 면밀히 취급하기 위해 물질에서의 맥스웰 방정식에서 다음 전기장 관계식
을 고려하자. 이 식은 전기장 방향과 파벡터 방향이 수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위 관계를 평면파에 적용하면
이다. 따라서 , 즉 와 가 서로 수직이나 와 는 수직이 아닐 수 있다. 이 경우는 비등방성 물질에 해당하며 와 가 다른 방향이므로 와 역시 다른 방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고려하는 물질은 비자기적이므로 자기장 와 H-장 는 같은 방향이다. 따라서 , , 가 서로 수직인 벡터 쌍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전자기파동의 에너지는 포인팅 벡터 의 방향으로 전달되므로 일반적으로 와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향은 다르다.
위상속도와 광선속도
에너지와 파면의 진행방향이 다르다면 그 속도는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군속도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자. 에너지의 전달은 군속도로 정의한 의 속도로 이루어지게 되는 데 이를 3차원에서 나타내면
이다. 이 식은 에너지의 전달속도와 전달방향도 함께 나타낸다. 반면에 파면의 진행방향과 속도를 나타내는 위상속도 는 를 향하면서 크기는 와 같으므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군속도는 파벡터 공간에서 가 일정한 면, 즉 등- 면에 대해 수직이다. 따라서 파벡터 표면에서 수직방향으로 향한다. 이는 파벡터 표면은 가 일정한 값을 가지는 면으로서 이의 에 대한 구배가 바로 군속도이기 때문이다. 군속도는 파동묶음이 진행하는 속도로서 편광을 다룰 때에는 보통 광선속도(ray velocity)라고 한다.
함수는 다음과 같이 가 배되면 같은 배율로 변한다. 즉,
다음 그림에서는 가 으로 되었을 때의 등면과 이의 구배로 정의되는 광선속도의 방향과 크기를 보여주고 있다. 광선속도 는 당연히 등면에 수직방향으로 놓이게 되며, 크기는 그 방향으로의 변화율이 된다. 따라서 그림에서 표시한 것처럼 위상속도 와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여기서 는 등-면에 수직한 광선속도의 방향과 가 이루는 각으로서 등면과 파면이 이루는 각이기도 하다. 등방성 물질의 경우에는 이 각은 0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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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선과 파면의 진행_ 파벡터 공간에서 광선과 파면의 진행을 나타낸다. 등 면을 나타내는 함수의 특성상 가 배 되면 역시 배 되므로 광선속도인 의 구배는 크기가 이다. 여기서 는 파면이 수직 방향으로 진행하는 속도인 위상속도이다. 그림에서 녹색 선으로 나타낸 파면은 에 수직으로 놓여있고,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처럼 볼 수 있으나 에너지는 광선속도의 방향으로 진행하므로 기울여서 진행하도록 표현했다.
광선속도 는 파벡터 표면에 수직으로 주어지지만 이는 포인팅 벡터 의 방향과 동일하다. 따라서 가 에 수직이므로 역시 에 수직이다. 한편 는 에 수직이므로 와 도 의 각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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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벡터, 전기장, 자기장, 광선의 진행방향_ 비등방성 물질에서의 파벡터, 전기장, 자기장, 광선의 방향을 보여준다. 파벡터가 평면에 놓여 있을 때만 나타내었으며, 의 값과 파벡터가 축과 이루는 각도를 슬라이더로 조절하여 다양한 조건에서 방향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대체전기장 는 나타내지 않았으나 자기장과 파벡터에 직교하는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정상광선의 경우 가 와 같은 방향이 되지만 이상광선에서는 만큼 어긋나게 된다.
전자기파의 에너지가 흘러가는 속도는 포인팅 벡터 를 에너지 밀도로 나눈 것이 된다. 에너지 밀도는
이고, 에너지의 흐름 속도는
로서 앞서 파벡터 표면함수 의 구배로 정의한 광선속도와 일치하는 것을 전자기장의 관계로부터 증명할 수 있다. 즉
이다. 여기서 이를 증명하지는 않지만 이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은 군속도의 개념이 확고한 것을 보여준다.
앞서 복굴절 물질을 진행하는 평면파의 파벡터가 진행방향에 대해 어떻게 주어지는가를 파벡터 표면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그러나 파벡터는 파면이 형성된 것이나 이 파면의 진행을 설명하지만 실제로 에너지가 흘러가는 방향이어서 이 결과를 광선의 진행과 연관시키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앞의 과 식으로부터 광선속도 가 향하는 방향에 대한 이의 속력을 비슷하게 표면 그래프로 살펴보는 것이 쓸모가 있을 수 있다. 이를 광선속도 표면(ray velocity surface)이라 한다. 이의 표면방정식은 앞페이지에서 설명한 파벡터 표면식에 과 식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파벡터 표면식을 유도할 때처럼 전자기장들의 관계로부터 유도하자.
앞에서 파벡터 표면을 다룰 때의 평면파의 와 이의 의 관계를 를 활용해서 나타내면,
이다. 이를 정리하면,
인 데, 이의 양 변에 를 돗트곱 한다. 이므로
이다. 이제 를 앞의 와 식을 이용해서 로 바꾸도록 한다. 우선,
이고, 예를 들어 의 관계로 를 로 바꾸면, 다음처럼 순수하게 와 의 관계로 정리된다.
이는 앞서 파벡터 표면을 유도할 때의 와 의 관계와 대응된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의 의미있는 해가 있기위해서는 앞 행렬의 행렬식이 이 되어야 한다. 이 역시 의 공간에서 하나의 제한이 가해지므로 곡면이 된다. 이 곡면이 바로 광선속도 표면이다. 즉, 어떤 한 방향으로 향하는 광선이 일반적으로 두 가지의 속도를 가지는 복굴절을 뜻한다.
하나의 예로서 광선속도 가 평면에 놓여 있을 때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경우 행렬식이 0 이 되는 조건은
이다. 이는 앞과 뒤의 각각이 인 두 개가 있는 데 이 중에서 앞의 것은 원의 식이므로 위의 면에서는 방향에 관계없이 굴절률 의 동일한 속력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뒤의 경우는 타원으로 방향은 굴절률이 , 방향은 굴절률이 로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는 두 굴절률 사이의 값을 가질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세 굴절률이 모두 다른 쌍축성 물질로 이라면 두 곡선이 면에서 만나는 방향이 두 개 생긴다. 즉 이 방향으로의 광선은 같은 속도로 진행하는 데 이를 광선축(ray axis)이라고 한다. 광선축은 광축과 마찬가지로 쌍축성의 경우는 둘, 단축성의 경우는 1개를 가지는 데 쌍축성 물질에서는 일반적으로 광축과 그 방향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