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론

 

 

빛의 두 얼굴
 

 

광량자설

빛의 본성이 파동이다 입자다 하는 긴 논란은 1905년 끝이났다. 아인슈타인은 빛을 입자로 보고 광전효과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었고, 따라서 간섭이나 회절 현상을 일으키는 파동의 성격과 광전효과나 콤프톤 효과에서처럼 충돌을 일으키는 입자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타협이 이루어 지게 된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서로 상충되는 물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1800년대 후반 맥스웰이 전자기이론을 완성하고 그 결과 전기장과 자기장이 파동이 되어 전파될 수 있고 또한 그 속도가 빛의 속도가 되는 것을 알아내었을 때 빛의 실체가 파동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금속에 빛을 비추었을 때 전자가 튀어나오는 것을 면밀하게 분석해본 물리학자들은 맥스웰의 전자기 파동으로는 이 현상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알고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영웅이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별로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그 영웅은 바로 같은 해에 시간과 공간에 대한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을 하게 만든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이었다.

이 문제를 해석하기 위하여 아인슈타인은 입자로서의 빛, 즉 광자의 물리 성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빛은 (플랑크 상수)x(진동수)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입자이다."

여기서의 플랑크 상수는 몇 해전 흑체복사를 해석하기 위하여 독일의 막스 플랑크가 도입했던 상수로서 h = 6.625 ×10-34Js 의 아주 작은 값을 가지고 있다. 가시광선의 경우 진동수가 1015 s-1 정도이므로 이의 에너지는 10-19J 정도의 작은 값을 가지고 있다..

즉 빛은 진동수에 비례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알갱이인 것이다. 이렇게 어떤 물리량이 덩어리로 되어 띄엄띄엄한 값을 가진 것을 양자(量子 : quanta) 라고 한다.

<레이저와 홀로그래피빛의 양자성 단원 참조>

 

 

원자 모형
 

 

원자 스펙트럼

원자는 특정한 몇몇 파장의 빛만을 방출한다.

거리를 장식하는 네온사인이나 가로등으로 이용하는 수은등, 나트륨등은 태양과 달리 특정한 몇가지 색만 내고 있다. 이러한 기체 방전관을 이용한 실험이 1800년대 후반부에 많이 행해졌는데 이들이 태양빛과 같은 백색의 빛, 즉 연속적인 파장의 분포를 가지지 않고 특정한 몇 개의 파장값만을 가지고 있는지는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특히 수소 기체 방전관에서 나오는 파장값의 자료, 즉 스펙트럼(spectrum)을 분석해본 결과 스위스의 발머(J.J.Balmer)는 다음과 같이 약간은 묘하지만 비교적 단순한 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n의 값은 3, 4, 5 등이고 R = 1.097 x 10-2 nm-1으로 이를 리드버그 상수(Rydberg constant)라고 한다. 이 파장 값은 주로 가시광선 영역의 것으로 발머 계열이라고 한다.

한편 자외선이나 적외선 영역까지에 대하여 수소 기체의 방전관에서 나오는 파장값을 측정해 보니 발머계열을 포함한 모든 계열의 파장값은 위 식에서 2가 임의의 자연수 m 일 수 있는 다음 관계를 얻게 되었다.

다른 기체 방전관에서도 수소의 경우처럼 단순한 관계식으로 분해해 낼 수는 없지만 역시 특정한 파장의 빛만을 방출하는 것을 원자와 그것을 방출하는 빛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1900년대 초반의 물리학계의 최대의 숙제가 되었다.

 

 

라더포드의 원자모형

원자 속에서 전자가 방출된다는 것이 관측되어 그때까지 기본입자라고 생각하여 원자(atom)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 무의미하게 되어 버렸다. 그러면 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 원자는 어떤 구조를 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몇가지 제안이 1903년부터 톰슨(Thomson) 등으로부터 있어왔지만 1910년경 라더포드(Rutherford)가 원자를 알파입자의 탐침으로 어루만져본 결과로 생각한 원자모형이 가장 그럴 듯 하였다.

이 라더포드의 원자모형은 + 전하를 띈 중앙의 핵 주위로 전자가 궤도운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 모형은 마치 태양주위를 지구와 같은 행성들이 돌고 있는 태양계를 그대로 닮아 있어 아주 신비로운 느낌을 당시의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아주 작은 원자의 세계가 아주 큰 우주를 닮았다!

 

라더포드 원자모형. 그림 위에 마우스의 왼편이나 오른편 버튼을 클릭해 보자.

위 그림은 중심에 +전하로 되어있는 원자핵()이 있고, 주변에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원운동을 한다. 원운동의 구심력은 원자핵의 +전하와 전자의 -전하사이의 정전기력으로 이는 만유인력과 같은 형태이기 때문에 태양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의 운동과 같이 케플러 법칙을 만족한다. 위 그림처럼 원궤도로 속박된 상태의 전자는 -에너지를 가지게 되는데, 원자핵에 가까울수록 전자의 원운동의 속력과 회전주기는 빨라지고, 또한 에너지는 작아진다. 그림 위, 이곳저곳에 마우스 버튼을 눌러보면 알 수 있듯이 임의의 반경, 즉 임의의 에너지 값을 갖는 상태가 다 있을 수 있다.

수소원자의 경우 원운동을 하는데 필요한 구심력<중심에서 당기는 힘>은 수소원자의 핵의 + 전하와 전자의 - 전하사이에서 당기는 힘으로 나타나는 정전기력이다. 즉,

의 관계가 성립한다. 식의 앞 항은 구심력이고, 뒤 항은 정전기력으로 여기서의 k는 9.0 x 109 N m2/c2 이다. 이 식은 어떤 반경 값에서도 만족하는 v를 찾을 수 있어 궤도 반경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수소원자의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서,

여기서의 v를 앞 식으로 소거하면 에너지를 궤도반경으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원궤도로 속박된 전자의 에너지는 - 값을 가지면서 궤도 반경이 커지면 값이 커져 점차 0으로 접근함을 알 수 있다.

 

 

보어의 원자모형

그러나 위의 라더포드 원자모형은 나름대로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지고 새로운 이론이 나오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 문제점 중 하나는 전자가 지구처럼 원운동을 하는 경우 전자가 수천만분의 1초 이내에 원자핵에 나포되어 버려서 원자로서의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앞에서 띄엄띄엄한 스펙트럼의 빛을 방출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는 점이었다.

20세기 초반, 특히 1900년부터 1930년까지의 30년간의 물리학계에서는 어떤 이론이 심각한 문제에 부딪치면 한동안 교착상태에 빠지다가도 곧 새로운 물리학자가 혜성과 같이 등장하여 이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해 버리는 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20세기의 새로운 물리학의 기본틀이 다 완성되는 실로 빛나는 30년이었다. 물리학은 모든 자연과학의 가장 중심에 있었고, 상대성이론, 불확정성원리 등은 다른 사회과학, 철학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라더포드의 원자모델의 문제점과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불과 1~2년 뒤인 1913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보어(Niels Bohr)에 의해 제창되었다. 보어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가정을 하였다. 즉

1. 원자 속의 전자는 이의 각운동량이 (플랑크상수/2π)의 정수 배인 궤도만을 안정된 상태로 돌 수 있다. <정상상태 가설>

2. 안정된 상태의 전자궤도 사이를 넘나들 때에는 그 차이에 해당하는 에너지값을 가진 광자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진동수 가설>

이 두 개의 가설을 이용하여 수소가 방출하는 빛의 스펙트럼 관계를 말끔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이 이론에서의 1번 가설에 의해 전자가 있을 수 있는 궤도가 제한된다. 이 띄엄띄엄한 궤도, 띄엄띄엄한 각운동량 따라서 띄엄띄엄한 에너지 등의 값을 물질계가 갖고 있다는 혁명적인 생각이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양자역학을 있게 한 시초가 되었다. <보어의 원자모형에 대한 이론적인 전개는 뒤에 있음>

 

 

 

보어의 원자모형. 그림 위에 마우스의 왼편이나 오른편 버튼을 클릭해 보면 앞의 라더포드 원자모형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위 그림은 보어의 양자가설에 따라서 전자의 궤도가 제한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어의 원자모형에서는 특정한 궤도를 도는 전자는 안정된 상태로 있을 수 있는데 때때로 다른 안정상태로 전이 하면서 빛을 주고 받는다. 원자의 에너지는 전자가 바깥 궤도를 돌수록 더 높은 에너지 상태에 있는데, 그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빛을 주거나 받을 때 높은 상태로 올라가거나 내려올 수 있다. 그림에서는 노란색()으로 표시한 입자가 바로 빛, 즉 광자이다. 수소원자의 경우는 궤도반경이 으로 주어지고, 다른 원자의 경우는 원자핵이 끌어주는 힘이 강해져서 앞의 계수가 0.053/(원자번호) 로 달라지지만 역시 n2에 의존한다. 그림에서 제일 안쪽 궤도는 양자수 n = 1이고 바깥으로 나감에 따라 n = 2, 3, 4 순이다.

 

 

 

에너지의 양자화

 

 

양자화란 무엇인가?

보어의 원자모형에서는 궤도, 각운동량, 에너지 값 등이 띄엄띄엄한 것만 허용된다. 이렇게 물리량이 연속적인 값을 갖지 못하고 특정한 값만을 갖게 되는 것을 양자화(quantized)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보어의 발상은 지금까지의 역학에 대한 개념을 뛰어 넘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보어는 자신의 가설 1, 즉 정상상태 가설의 보다 근본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이론에서의 불완전한 면이 많으나, 현대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보어를 이 새로운 학문체계의 또다른 창시자로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역시 상대성이론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물리학을 여는데 크게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물질이 양자화(quantized)되어 있다는 것이 왜 새롭고 혁명적인 발상이란 말일까? 이전의 역학, 즉 뉴튼의 역학에서는 예를 들어 구슬을 굴러 움직이게 할 때 힘을 가하기 나름으로 구슬이 어떤 속도 값이라도 가지게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어떤 에너지 값도 가지게 할 수 있다. 즉 연속적인 에너지 값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원자의 전자는 이렇게 연속적인 에너지 값을 갖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원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것은 그들 모두가 띄엄띄엄한 스펙트럼을 갖는 것으로 보아서 자명하다. 즉 미시세계의 모든 물질들은 그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는 것이다.
 

 

수소원자의 에너지 양자화

라더포드 원자모형 같이 원자핵 주위를 전자가 돌고 있을 때, 이 회정운동의 각운동량은 전자의 <질량(m) x 속력(v)>의 운동량에다가 회전 반경(r)을 곱한 값이다. 정상상태 가설에 의하면 이 값이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여기서의 n은 1, 2, 3, 4 등의 자연수이다. 이 식은 앞에서 <원심력=정전기력>으로 적었던 식

과 조합하면 궤도반경 r 이 제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두 식을 모두 만족하는 r 을 구해보면

이로부터 임의의 궤도가 허용되지 않고 띄엄띄엄한 궤도만 허용됨을 알 수 있다.

위의 각 궤도반경에 대응되는 에너지 역시 띄엄띠엄한 값을 가져서 수소원자의 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된다.

여기서 eV는 1eV = 1.602 x 10-19 J 로 원자 수준의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매우 작은 에너지 단위이다. n 값이 자연수이므로 이 값이 에너지가 양자화된 순서를 나타내기도 하여 양자수(quantum number)라고 한다.

 

 

수소원자의 스펙트럼

수소원자에서 허용된 전자의 에너지는 맨 밑에서부터 -13.6, -3.40, -1.51, -0.85, -0.54, -0.38, ... , 0 <eV> 등이다. 이들을 에너지 준위라 하고, 전자가 이들 준위 중에서 한 준위에 있게 되는데, 보통상태의 수소원자는 제일 아래의 준위에 전자가 머무르고 있어 이를 바닥상태라고 한다. 한편 전자가 적절한 에너지를 받게 되면 바닥상태보다 더 높은 준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이를 들뜬다라고 하고, 이렇게 된 상태를 들뜬상태라고 한다.

상태사이를 넘나드는데(전자의 전이) 필요한 에너지는 주로 빛(광자)에 의하게 되는데, 높은 상태 낮은 상태로 전자가 내려오는 경우에는 그 차이에 대한 빛이 방출된다.

 

 

왼편 그림은 전자가 낮은 상태로 전이하면서 빛을 내는 것을 보여준다. 만일 n=3에서 n=2로 전이한다면 그 에너지 차이인 1.89 eV에 해당하는, 즉 4.58 x 1014 Hz의 진동수, 656 nm 파장을 갖는 붉은 빛의 광자를 방출하게 된다. 한편 빛의 파장이 780 nm 보다 크게 되거나 370 nm 보다 작으면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어 각각 적외선, 자외선이라 한다. n=2로 전이하는 경우에는 우리 눈으로 보이는 가시광선이 되어 이 스펙트럼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발머 계열(Balmer series)라 한다.

 

 

보어의 이론의 한계

비록 보어의 이론은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잘 설명할 수 있었지만 다른 원자의 스펙트럼을 설명할 수 없었다. 보어의 이론 중 두번째 가설, 즉 진동수 가설은 지금도 유효한 것이지만 첫번째 가설, 즉 정상상태 가설은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 가설을 다른 원자에 적용하는데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이후 이를 일반화 시키고자하는 구시대양자론이 무성하였으나 거의 10년 후 드브로이에 의해 물질파 이론이 나와서 보어의 첫째 가설을 뒷받침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물질파 가설로부터 새로운 양자역학이 나오게 되었고, 뉴튼 이후 250년을 버텨온 고전역학은 이 양자역학과 상대론에 의해 근사이론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물질파와 파동역학" 참조>